일반적인 전자칠판 이미지. 본 이미지는 특정 제품과 관련이 없습니다경상북도교육청이 지난 5월 26일 각급 학교에 전자칠판 구매 시 예산 절감과 지역업체 활용을 강조하는 공문을 하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포항의 J중학교가 고가의 전자칠판을 구매하려는 과정에서 지역업체를 시연회에 참여조차 시키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전자칠판 전시회 부스 배치도 및 전자칠판 구매 시 유의사항 안내’ 공문을 통해 86형 전자칠판의 기준 가격이 나라장터에 등록된 경우 대체로 500만 원에서 600만 원 사이였으나, 6월부터는 약 350만 원에서 400만 원 사이의 가격으로 등록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아울러 각급 학교는 예산 절감을 위해 해당 가격대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J중학교는 해당 지침에도 불구하고 6월 12일 진행된 전자칠판 시연회에서 지역 업체에 시연 참여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채, 특정 고가 제품만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업체에는 시연회 일정조차 통보되지 않아 공정한 비교 기회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셈이다.
본지가 입수한 복수의 시중 견적과 도교육청의 공문 내용을 종합하면, 동일한 사양의 전자칠판을 300만 원 이상 저렴하게도 구매할 수 있음에도, J중학교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제품을 구매 대상으로 삼아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 IT업체 관계자는 “도교육청이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정 경쟁을 위해 시연회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학교 현장에서 특정 업체만 초청하는 식이라면 제도의 취지는 무용지물이 된다”고 비판하며, “도교육청 감사실 차원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례는 공공 예산 집행의 투명성, 지역업체와의 상생, 도교육청 지침 이행 여부 등에 대한 심층 감사가 요구되는 사안으로, 향후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