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은 꽃송이째로 떨어진다
아직 추운 겨울이지만 부산 동국제강 공장 정문 앞 도롯가에는 만개한 홍동백이 황홀한 자태를 자랑하며 바람 따라 향기를 멀리까지 전하고 있다.
꽃송이의 절반은 나무에 매달려 있고 절반은 땅에 떨어져 있다. 꽃송이 통째로 떨어진 빨간 꽃송이들은 아직 시들지 않고 향기를 부드럽게 뿜고 있다.
동백꽃은 두 번 죽나 보다.
나무에서 떨어지며 죽고, 땅에서 시들며 죽는다.
한 번은 서서 죽고 한 번은 앉아서 죽는다.
동백꽃은 두 번 사랑하나 보다.
한 번은 하늘을 바라보며 사랑하고, 한 번은 땅을 바라보며 사랑한다.
한 번은 살아서 사랑하고 한 번은 죽어서 사랑하는가 보다.
아니 영원히 사랑하는 게 아닌가.
작가 뒤마 피스는 자신의 연인이었던, 마리 뒤플레시스를 통해 소설 ‘춘희’의 여주인공 마르그리트를 창조했다.
“마르그리트는 고급 창녀로서 지성과 미모를 갖춘 매혹적인 신비의 여인이었다. 그녀는 자주 꽃을 들고 다녔는데 그것은 오직 동백꽃이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동백꽃 아가씨’라고 불리게 되었다.
파리의 유명인들이 그녀에게 동백꽃을 들고 가 구애하자, 어느 날 백작은 파리 시내의 모든 꽃집을 돌며 거금을 지출해 동백꽃을 다 사버린다. 그리고 그 혼자만이 동백꽃을 들고 그녀에게 찾아간다.”
-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 중에서.
소설 ‘춘희’가 러시아에서 크게 유행한 뒤 동백꽃이 ‘고급 창녀’란 별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대는 동백꽃처럼 살아서도 사랑하고 죽어서도 사랑하는, 그런 영원한 사랑을 할 수 있나요?
그대는 백작이 마르그리트를 사랑하듯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그런 사랑을 할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