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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orrow is another day(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 김범식 소설가
  • 등록 2025-12-25 17:07:22
  • 수정 2025-12-25 19: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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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해가 저물어간다

 Tomorrow is another day(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일몰 

 

 세월의 수레바퀴는 쉼 없이 돌고 돌아, 그저 그런 삶이 그럭저럭 살아가게 되어 있듯이 올해도 예외 없이 저물어가고 있다. 기쁨과 시련, 질서와 혼돈이 실타래처럼 꼬인 한 해를 뒤로하고.

 하루하루를 토막토막 씹으면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며 쉼 없이 원점을 돌아가는 시계 침처럼, 자기가 무엇을 찧는지도 모르면서 방아 주위를 맴도는 말처럼 세월은 어김없이 삶의 궤적을 남기며 지나간다.

 아쉽지만 기뻐해야지. 

 노을이 질 때 하루가 익어가듯이 한 해가 다할 때 인생이 한 켜 한 켜 여물어가니까.

 

 톨스토이가 그의 저서 ‘인생이란 무엇인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삶을 영위하는 것은 인간의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 “인간 최고의 가치는 선행이다.”, “내가 남보다 더 노력했다고 해서 이웃보다 더 행복해야 하고 더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야 한다는 데는 아무런 근거나 이유가 없다.” 

 한 해의 흔적을 뒤돌아본다. 어디를 향해, 무엇을 위해 삶의 바다를 유영했는지, 최선을 다했는지, 노력의 대가를 너무 바라지 않았는지를 생각하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올해도 예외 없이 이런저런 세상사 혼돈 속에서 보냈다. 모두가 그런 것처럼 꽉 짜인 일상사의 질곡 속에서 삶을 영위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어쩌면 모두가 죄인 아닌 죄인인 자유의 죄수가 되어 세상이라는 감옥에서 힘들게 보낸다. 어차피 세상도 거대한 감옥이 아닐까. 세상이라는 삶의 감옥 말이다. 마음대로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인간은 세상에 없는 법이니까. 세상이라는 거대한 감옥이나 작은 감옥인 진짜 감옥이나 자유가 제한되어 있기는 매한가지이다. 진짜 감옥은 타의에 의해 제약된 감옥이고 거대한 세상은 밥벌이로 인한 자의에 의해 구속된 자유의 감옥이라 할 수 있다. 둘 다 감옥이라는 점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일찍이 다윗왕의 반지에 새겨져 있다는 문구와 같이 랜터 윌슨 스미스는 그의 명시 ‘This, too, shall pass away(이 또한 지나가리라)’에서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인간사 모든 것 세월과 함께 지나가게 되어 있다”라고 하면서 시로서 노래했다. 

 푸시킨은 그의 명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에서 인간사 “모든 것, 순간에 지나간다”라고 하면서 세상의 섭리를 노래했다.

 

 이제 얼마 후 지난해의 허물을 벗고 또 다른 새해 태양이 솟구치는 열정으로 붉은 수염을 어루만지면서 수평선을 올라 온 대지를 비출 것이다. 

 그때 두 팔을 크게 벌려 신선한 공기가 대기를 가득 채우길 바라며, 거짓과 위선이 없고 진실이 정의를 실천하는 그런 세상이 되길 기원하면서 떠오르는 태양을 뜨겁게 포옹해야겠다.

 

 마거릿 미첼의 명작 ‘Gone with the wind(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가 험난한 세상을 향해 강인한 삶의 자세를 다짐하면서 마지막으로 말한다.

 “Tomorrow is another day(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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