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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김범식 소설가
  • 등록 2026-01-01 09: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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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촛대바위

 태양이 솟구친다.

 

 드디어 새해 태양이 수평선 위로 용솟음친다. 

 까치와 까마귀는 둥지에서 날아서

 참새와 박새는 울타리 속에서 지저귀며 

 말과 개는 세찬 뜀박질로

 망아지와 송아지는 어미를 따라 뒤뚱거리며 

 노루와 토끼는 숲속을 달리며 

 청둥오리와 왜가리는 물결 아래 물갈퀴를 휘저으며 

 피라미와 붕어는 물속에서 지느러미를 휘감으며

 거북이와 두꺼비는 부지런히 걸어서

 달팽이와 골뱅이는 엉금엉금 기어서

 말똥구리와 굼벵이는 어지럽게 굴러서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소나무는 이미 선 채로, 바위는 벌써 앉은 채로 도착해 있다.

 

 태양은 온 대지의 그들 모두에게 희망의 빛을 동시에 뿌린다. 바다에도 육지에도, 산에도 강에도, 도시에도 시골에도, 왕궁에도 오두막에도, 산막에도 농막에도, 진실에도 거짓에도, 성공에도 실패에도, 왕에게도 민초에게도, 부자에게도 빈자에게도, 강자에게도 약자에게도, 빛을 뿌린다. 

 

 만물은 지난해의 가면을 벗고 희망의 따뜻한 빛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세상은 태양의 출현에 숨죽이고 감사하며 흥분의 도가니에 싸여, 두 팔을 크게 벌려 반기며 그를 맞이한다. 

 그가 세상을 향해 수많은 예리한 빛침을 내리꽂으며 시야를 넓히는 순간 한 곳이 촘촘한 빛그물에 걸린다. 

 

 태양이 말한다. 

“아니, 저쪽에 있는 촛대 모양의 송곳 같은 물체, 저건 뭐지? 하늘을 향한 저 웅장한 모습이 참으로 걸작이군! 내가 우주에서 가장 먼저 솟아올랐는데 나보다 먼저 솟아나 도도하게 자리를 잡은 저 패기의 명품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삼척의 촛대바위다. 

 

 늘씬한 몸매의 촛대바위가 밀려오는 붉은 햇빛을 머금으며 방금 솟아오른 태양을 향해 인사하며 말한다. 

 “인사드립니다. 인간의 행복과 세상의 평안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원하고 있는 저 추암(湫岩)입니다. 온 세상에 시원의 생명을 내리시는 빛의 신이신 그대 태양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 머리 위에 편안하게 앉으십시오.”

 

 태양은 서서히 추암에게 다가가 촛대 꼭대기에 불을 붙이고 그 위에 앉자 대자연의 노랫소리가 대양에 울려 퍼진다. 물꽃 파도와 갈매기, 바람 줄기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생명의 만물이 태양의 왕림을 축복하면서 새해를 노래한다. 한편의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향연이다.

 오호라. 태양을 머리에 이고 세상을 바라보는 추암은 그야말로 장군의 자태이다.

 태양은 온 세상을 향해 말한다. 

 “새해에는 만물에게 영원한 축복과 행복, 승리와 건강이 함께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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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만사형통하시길 저 뜨거운 새해 태양을 향해 두 손 모아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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